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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권 교수님 칼럼 (자아성찰의 중요성)

[ 글번호 : 1189668456036 ]

[전북칼럼]자아성찰의 중요성 – 김학권
김학권(원광대 철학과장)
[2007.09.11]

우리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말이 있다. 자기의 큰 흉은 모르고 남의 조그마한 결점을 나무라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함을 꼬집은 말이다. 사람의 눈은 밖의 사물은 잘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모습은 잘 보지 못한다. 그러기에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엄하게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기 그지없는 것이 우리의 일상적 모습이다. 따라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마음의 눈(心眼)을 통한 성찰이 필요하다.

맹자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게 된 ‘마음(心)’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공부에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잃어버린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자기가 기르던 닭이나 개가 없어지면 당장 이것을 찾으려고 힘쓰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본래의 ‘마음’을 잃어버리고서도 찾을 줄을 모르는 사람들의 무지함을 질타했다.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치던 소크라테스나,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자기 자신을 찾아 자기 자신이 될 줄 아는 일”이라고 말했던 몽떼뉴 역시 진정한 자기 찾기, 즉 자기인식이야말로 우리의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임을 역설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물질적 풍요와 감각적 쾌락의 증대를 경쟁적으로 추구한다. 물질만능주의와 쾌락지상주의는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리며, 삶의 터전을 파괴하면서 점점 공멸의 길로 내닫게 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적 상황에서 인간의 본래적 마음(心)을 회복하여 나와 남이 공생공영하는 태평세계를 구현하고자 진력했던 옛 성현의 외침을 오늘날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낡은 구호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의 삶에 대한 보다 진지한 성찰은 사람들로 하여금 물질적 풍요와 감각적 쾌락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이것을 주체적으로 활용하여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거듭나게 할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은 생명의 존엄성과 타자에 대한 배려의 지혜를 가져다준다. 삶을 귀히 여기며 타자를 관대하게 포용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개인의 삶만이 아니라 인류의 번영 또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사랑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학권(원광대 철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