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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교수서평

[ 글번호 : 1191724407915 ]

[세상을 바꾸는 책]’개벽.상생의 문화지대 새만금문화권’- 김정현 교수
김성환 외 4인 공저, 정보와사람.
[2007.10.05]

우리 지역의 정신문화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책이 나왔다. 이 지역에 살면서도 자신이 사는 지역의 생태나 문화, 인물이나 정신적 유산에 대해서는 정작 무관심하거나 무지한 우리에게 「개벽과 상생의 문화지대 새만금문화권」(김성환 외, 정보와사람, 2006)은 이 지역의 사회, 문화, 정신적 자원의 속살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새만금에 대한 경제적 정치적 가치를 논하는 사회학적 경제학적 책이 아니다. 매번 새만금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사람들은 주로 농지개발이냐 해상관광특구냐 하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 토론해 왔다. 그러나 김성환교수(군산대), 정륜박사, 박학래교수(군산대), 김용휘박사(고려대), 권희창박사(전북도의회 전문위원) 등 다섯 명의 저자들은 맨발로 새만금문화권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새만금지역에 내장된 정신문화의 가치를 발굴하고자 했다. 이 책은 군살 박힌 이 지역 문화권에 대한 애정으로 쓴 지역문화 보고서이자 더 나아가 새만금문화권이 미래의 정신적 가치와 문화적 자원을 생산해 낼 세계문화의 자궁이라고 보는 미래전망의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생명’, ‘상생’, ‘개혁(개벽)’이라는 정신적 코드를 실마리로 새만금문화권을 ‘서민문화권’, ‘개혁문화권’, ‘복합문화권’, ‘생태-생명문화권’, ‘미래형문화권’ 등으로 구분하며, 이 곳을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생명의 울림과 상생의 숨결이 어우러진 곳으로 본다.

이 책에 따르면 이곳은 동아시아 최초의 해상 문화고속도로였던 삼신산 해상루트, 최치원 문화경관, 남궁두, 허균, 권극중 등으로 이어진 선도적 초월과 혁신의 비경이 숨어있는 곳이자 선도(仙道)문화의 광맥이 열린 곳이다. 이 지역은 미륵의 희망이 울러 퍼지며 진표, 부설, 진묵의 종교적 자유정신이 세속과 깨침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유형원과 일제시기 마지막 선비의 기개를 지키며 은거한 간재 전우 등 유가적 정신의 개혁과 저항을 위한 은둔을 허용한 넓은 정신의 평야를 담고 있으며, 또한 개벽의 세상을 꿈꾸었던 최제우, 최시형, 전봉준, 강증산, 박중빈 등 종교적 지평선이 새롭게 열린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의 가치는 새만금의 문화적 정신적 광맥을 발굴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전통과 현대를 미래적 문화기획으로 연결시키려고 치열하게 시도하는데 있다. 이 책은 최치원축제, 동학농민혁명제, 빛과 소리의 향연, 웰빙테마파크, 세계선도문화 페스티벌, 새만금국제요트대회 등 많은 대안문화적 상상력을 발휘하며 새만금문화권의 문화기획을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새만금지역의 문화적 정신적 광맥을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네비게이션을 내장하고 있어 인문학적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정신적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 준다. 철학기행, 문학기행, 역사답사 등 대학에서 하는 인문학적 현장공부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림과 사진이 많이 담겨있어 새만금문화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친절하고 넉넉한 품을 지닌 책이다. 이 책에는 “여기 상생과 열림의 땅이 있다. 여기서 춤추어라!”라는 진지한 소리의 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