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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권교수님 칼럼 : 희망의 인문학

[ 글번호 : 1193718906052 ]

[전북칼럼]희망의 인문학 – 김학권
김학권(원광대 철학과장)
[2007.10.16]

지난 해 가을 전국의 인문학관련 학자들이 고려대학교에 모여 인문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진단 아래 인문주간을 선포하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를 펼쳤습니다. 두 번째를 맞이하는 금년의 인문주간 행사에서는 원광대학교를 비롯한 전국의 14개 대학 및 단체가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전주와 익산을 비롯하여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의 도시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동시에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행사는 인문학이 단순히 상아탑만의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구체적 삶의 문제를 고민하며 시민과 소통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루어졌습니다.

인문학은 일상적 삶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게 함으로써 그 삶을 가치있고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이끄는 학문입니다. 인문학은 인간과 자연 및 인간과 인간,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우리의 삶과 연관된 모든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의미있고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에 힘입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상의 편리함은 물론 물질적 풍요까지 한껏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반면에 금품을 노리고 자행되는 중범죄의 증가와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자신만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허위날조와 금품로비 및 학력위조와 같은 각종 사회적 병폐로 우리 사회가 크게 병들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의 가치와 존엄성은 어떠한 경우에도 반드시 보장되고 추구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본시 홀로가 아니라 사회 속의 일원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존재인 이상 아름다운 삶은 아름다운 세상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인문학의 논의는 우리의 삶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모함은 물론 인간 자신에 대한 본질적 물음과 성찰을 통해 자연의 고귀함과 생명의 존엄성을 자각하게 하는 등 보다 성숙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이 상호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고 그 속에서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해 감으로써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인문학적 성찰 없이 현실적 욕구에 매몰되어 살아가게 될 때 각종 범죄와 부정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게 됨으로써 결국 사회는 물론 자신의 삶까지 파경으로 이끌게 됩니다.

이러한 작금의 사회적 필요에 발맞춰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주간 행사를 마련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번 인문주간에 펼쳐진 각종 행사가 과거처럼 우리의 삶과 거리를 두고 이루어지는 인문학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있는 인문학, 우리의 삶에 성찰적 메시지를 주는 인문학, 삶의 다양한 문제에 구체적인 대답을 주는 실천적 인문학이라는 사실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인문학이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희망의 인문학’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김학권(원광대 철학과장)